회생기업 M&A에서 인수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정작 눈에 보이는 부채가 아닙니다. 재무제표에 잡혀 있는 채무는 회생계획을 통해 탕감되거나 변제 일정이 정리되므로 어느 정도 계산이 섭니다.
인수자를 망설이게 하는 것은 오히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인수 후에 터질 수 있는 위험, 이른바 우발채무입니다. 영업양수도 방식이 회생 M&A 실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법인에 잠재된 우발적 리스크를 인수자로부터 차단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세무 리스크입니다.
회생기업은 과거 수년간 자금 사정이 어려웠던 회사인 경우가 많고, 그 과정에서 세무 신고나 회계 처리가 완벽했으리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인수자가 법인 자체(지분)를 인수하면, 인수 시점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과거 사업연도의 누락이나 오류가 훗날 세무조사를 통해 추징으로 이어졌을 때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세무조사는 인수 이후 몇 년이 지나서도 나올 수 있고, 가산세까지 더해지면 그 규모를 사전에 가늠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얼마짜리 리스크인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가는 셈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수 자체가 무산될 위기가 자주 발생합니다. 사업에는 분명 가치가 있는데, 법인에 딸려 올 미지의 위험 때문에 인수자가 발을 빼는 상황입니다. 이때 거래를 살려내는 구조가 영업양수도입니다.
영업양수도는 회사라는 법인격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그 회사가 영위하던 영업을 떼어내어 인수자에게 이전하는 거래입니다. 인수자는 새로 설립한 법인 또는 자신의 기존 법인을 그릇으로 삼아, 필요한 자산·계약·인력·인허가 등 사업 그 자체만 넘겨받습니다. 과거 법인격에 귀속되어 있던 세무상 우발채무나 숨은 분쟁은 양도하는 회생법인에 그대로 남고, 인수자가 가져온 영업으로는 따라오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인수자는 과거의 꼬리를 끊고 깨끗한 상태에서 사업을 이어받게 됩니다.
회생절차의 관점에서 보면 이 구조는 양쪽 모두에게 출구를 열어 줍니다.
인수자는 떠안을 수 없는 위험을 차단했기 때문에 인수를 포기하는 대신 안심하고 인수대금을 납입할 수 있고, 회생법인은 그 양도대금을 변제재원으로 확보해 채권자에게 분배할 수 있습니다. 인수를 포기시켜 사업 가치를 사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분리해 대금이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설계해 주는 것, 이것이 영업양수도의 본질적인 효용입니다.
실무적으로는 회생계획 인가 전이라도 채무자의 회생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영업을 양도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평상시 요구되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대신 법원의 허가가 그 절차를 갈음하므로, 가치가 더 훼손되기 전에 신속하게 거래를 종결할 수 있다는 장점도 함께 따라옵니다.
다만 몇 가지는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우발채무를 차단하는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양도 대상이 되는 영업의 범위를 계약상 명확히 특정해야 하고, 개별 계약과 인허가의 이전에 상대방 동의나 행정청 승인이 필요한지 미리 점검해야 합니다. 또한 근로관계 승계 문제, 그리고 양도가액이 청산가치 이상으로 책정되어 채권자에게 불리하지 않은지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회생절차에서는 통상 공개 매각과 조사위원의 가치 평가를 거쳐 양도가액의 적정성을 담보합니다.
정리하면, 영업양수도는 사업의 가치는 인정되지만 법인에 숨은 위험, 특히 향후 세무조사 같은 우발적 부담 때문에 인수자가 통째 인수를 주저하는 경우에, 그 위험을 끊어내고 인수대금이 납입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주는 방식입니다. 인수를 포기시키는 대신 거래를 성사시키는 실용적인 해법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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